아무도 그립지 않은 나날들 4 -나무는 죽는다 - 원재훈
hanw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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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9.13 11:59
저자 : 원재훈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나무가 죽었다
거대한 뿌리
송두리째 뽑혀나간 산기슭에
손바닥 만한 4월의 햇살이 사라진다
어느날,
갑자기 사라져 버린 사람들처럼
조용하지만 귀기울이면
너무나 시끄러운 기억들은
메마른 뿌리에
더 메마른 흙덩이가 되어 궁색하게 묻어있다
얼마나,
오랫동안 저 불편한 자세로
더
불편한
삶으로
혹은,
죽음으로
모로 누워 있었는지 몰라도
꽃꽃히 고개를 들고 있는 풀잎을 뜯어내는
먹구름의 거친 손등 위로
나무가 죽어 있다
죽어도 아름다운 사람들
살아도 아름다운 사람들
바삭거리는 잔가지를 꺾어서
어쩐지 쓰고 싶은 몇몇 사람들의 이름을 쓴다
거대한 뿌리
송두리째 뽑혀나간 산기슭에
손바닥 만한 4월의 햇살이 사라진다
어느날,
갑자기 사라져 버린 사람들처럼
조용하지만 귀기울이면
너무나 시끄러운 기억들은
메마른 뿌리에
더 메마른 흙덩이가 되어 궁색하게 묻어있다
얼마나,
오랫동안 저 불편한 자세로
더
불편한
삶으로
혹은,
죽음으로
모로 누워 있었는지 몰라도
꽃꽃히 고개를 들고 있는 풀잎을 뜯어내는
먹구름의 거친 손등 위로
나무가 죽어 있다
죽어도 아름다운 사람들
살아도 아름다운 사람들
바삭거리는 잔가지를 꺾어서
어쩐지 쓰고 싶은 몇몇 사람들의 이름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