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나의 사막으로 그대가 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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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나의 사막으로 그대가 오면

가을 1 3969
저자 : 유하-     시집명 : 나의 사랑은 나비처럼 가벼웠다
출판(발표)연도 : 1999     출판사 : 열림원
어느 날 나의 사막으로 그대가 오면

시/ 유하


어느 날 내가 사는 사막으로
그대가 오리라
바람도 찾지 못하는 그곳으로
안개비처럼 그대가 오리라
어느 날 내가 사는 사막으로 그대가 오면
모래알들은 밀알로 변하리라
그러면 그 밀알로, 나 그대를 위해 빵을 구우리
그대 손길 닿는 곳엔
등불처럼 꽃이 피어나고
메마른 날개의 새는 선인장의 푸른 피를 몰고 와
그대 앞에 달콤한 비그늘을 드리우리
가난한 우리는 지평선과 하늘이 한몸인 땅에서
다만 별빛에 배부르리

어느 날 내가 사는 사막으로
빗방울처럼 그대가 오리라
그러면 전갈들은 꿀을 모으고
낙타의 등은 풀잎 가득한 언덕이 되고
햇빛 아래 모래알들은 빵으로 부풀고
독수리의 부리는 썩은 고기 대신
꽃가루를 탐하리
가난한 내가 보여줄 수 있는 세상이란 오직 이것뿐
어느 날 나의 사막으로 그대가 오면
지평선과 하늘이 입맞춤하는 곳에서
나 그대를 맞으리라
1 Comments
석연 2010.04.01 21:43  
이 시를 처음 만났을 때 황홀했어요,
아니, 화가 났어요,
자신이 쓰고 싶어도 쓰지 못하고 끙끙대던
것을 어쩜 이렇게 멋지게 써 냈을까?

이건 내 시라고 억지 부리고 싶었어요,
내 시를 표절했다고 능청을 부리고 싶었어요,

이런 것도 감상이라 할 수 있을까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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