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봄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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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봄에게

김숙경 0 2297
저자 : 김숙경2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08년 5월     출판사 :
가는 봄에게

김숙경

병상이 나를 움켜쥐고 있는 동안
잘도 살진 봄
농익어 재를 막 넘어가고 있네
봄에게 못 봄이었다고
다시 보여 달라 구걸하고 싶다
조금만이라도 놔둬
아주 눈곱만큼이라도 두고 가라고

연한 꽃잎 나풀거리다
미풍에도 맥없이 질 양이면
가슴에다가 못질하는 셈치고
피처럼 붉게 물들이고나 가라 지
연약한 자취로 뇌리에만 사진을 찍어두고
햇볕 잘 드는 창공에 날아가려는
없음에다 아쉬움 붙들려는
이 기막힌 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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