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꽃
김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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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13 12:13
저자 : 김윤현
시집명 : 들꽃을 엿듣다
출판(발표)연도 : 2007
출판사 : 시에
모든 것을 접어두어야 했던 겨울의 슬픔이 있었음을 안다 그 뒤에 오는 추위는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것이라 여겨 오히려 편안했겠다 성급한 벚나무처럼 꽃잎부터 내세우지도 않았고 바쁠 것 하나 없는 국화처럼 잎을 한참 앞세웠다가 느지막하게 꽃을 피우지도 않는다 잎을 앞세우고는 곧장 작고 노란 꽃잎을 땅에 닿을 듯 나지막하게 피운다 눈에 크게 띄지 않는 곳에서 많이 차지하지도 어깨 약한 풀들을 억지로 누르지도 않으려 했구나 줄기는 가늘고 꽃잎은 작아 마음은 아예 노랗다 다가 올 겨울도 따뜻하리라는 웃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