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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숙경 0 1743
저자 : 김숙경2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08년 5월     출판사 :
새 글을 쓰다

김숙경

의미가 가중치를 넘어
적절한 시어를 탐색하기에 진이 빠진 우리의 시인
내심 절필을 고하지만
세상은 요동치기는커녕 맑고 쾌청
거리는 예전과 다를 바 없이
움직임으로 부산하고
주차하지 못한 차들 슬금슬금 눈치 보기 한창
의미 전달에 고심하는 시인
배려심이 앞서다보니
풀이해서 설명까지 곁들여
한 편의 시는 대하소설이 무색할 지경
얽히고설키고 구성적인 요소요소에
은닉한 의미만도 태산이라
단어나 기호 아니
텍스트로 된 현현되는 것 모두 
의미 전달에는 약하다고만 느껴지는
다정하고 온유한 우리의 시인
몇 날 몇 달 해를 동고동락하다가도
어느 순간 무참하게
시야 밖으로 퇴출시키곤
다시 만나야 될 시점에서 되찾지 못하는
언어의 상사병까지 얻었으니
결코 유명세에 연연하지는 않지만
오직 시와 같이하는 삶을 구가한다면
시대의 진정한 시의 시인이다
감히 규정하고 싶어 했던 우리의 시인
드디어 절필을 단행하고자 문자를 벗어나
비장한 심정으로 거리에 나섰다
가고 오는 그리고 교차하는 저 움직임
절필시인 뇌리에서는 이미
문장과 의미의 교합이 주선을 재촉한다
아니 주선보다는 주역이 된다
버리지 못하는 지병 도지기 시작할 즈음
도망치지 못하는 시의 올가미에서
천형이 아닐까를 깨닫는 늦은 지각 변동
허공을 움켜쥐려는 듯 문자를 향하여
의미를 방류하려는 저의를 담아
손사래 친다 냉기를 가른다
문자여 훨훨 날려 보내 마 주문을 외우듯 하더니만
돌아 와 문득
다시 새 글을 새로 쓰는
시인의 영혼
유독 명징한 샛별에 비유해도
그건 너무 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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