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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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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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송

문재철 0 3373
저자 : 문병란     시집명 : 민들레 타령
출판(발표)연도 : 2005     출판사 : 문예시대사
가짜송
                          문병란



보수의 몸뚱이에
진보의 탈 가면 쓰고
감히 역사 앞에서
내가 진짜다 외치면
세상은 짜그르르 그에게 박수를 보낸다.

가짜가 만드는 역사 앞에서
가짜가 판을 치는 가짜의 연기 앞에서
이 시대의 나의 식별법은
참으로 어리둥절하다.

에헴! 대자 수염이 기침 한 번 내뱉으면
동산에 둥근 달도 둥두렷이 떠오르고
뿔난 사람 다투어 뿔자랑 한창일 때
뿔 없는 사람 밀려나 구석에 버림받고
진짜 같은 가짜, 가짜 같은 진짜
아무래도 세상은 놀부가 판을 치는가.

오늘 한 義人은
소돔과 고모라를 향하여
그 발길을 옮기는데
어디선가 예수는 외치고 있구나
본시 가짜는 진짜에서 나왔느니라
이미 진짜가 되는 순간 가짜가 되느니라.

어화 넘자, 어화 넘자,
가짜와 진짜 사이에서
역사와 허위 사이에서
수긍가를 부를거나 박타령을 부를거나
마패를 든 변학도 호령호령 지엄할 때
거지가 된 이 도령은
저만치 할 일 없이 쫓겨가고 있구나.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이 게시물은 가을님에 의해 2008-06-20 04:29:02 시등록(없는 시 올리기)(으)로 부터 이동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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