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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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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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타령

문재철 0 4040
저자 : 문병란     시집명 : 땅의 연가
출판(발표)연도 : 1981     출판사 : 창작과 비평
고구마 타령     
                      문병란


접시에 올라앉은
두루뭉수리
못생긴  전라도 고구마가
뽀루퉁한 입술 오물거리며
한많은 노래를 부른다.

아가씨 아가씨
맘씨 고운 아가씨
대만산 바나나 대신
저희 들을 먹어줘요
똥도 매끄럽게 잘 나오는
전라도 황토땅 물고구마
제일 예쁜 놈 골라
꽃잎 같은 고운 입술로
탐나게 맛있게 먹어줘요
값도 싸고 배도 부르고
저희들을 먹으면
새참때 쪼르륵 소리도 안 나지요
털난 창자 속
굽이굽이 구절양장 찾아가서
소슬한 달빛이 될래요
어허둥둥 내 사랑
이쁜 춘향이 눈물이 될래요.

아가씨 아가씨
맘씨 고운 아가씨
미국 초콜레트 비스케트 자시지 마시고
프랑스 봉봉 과자
아메리카 흑인 핫도그 자시지 마시고
우리네 전라도 함평땅
달디단 고구마
한입에 반둥중 덥썩 물어
탐나게 맛있게 먹어줘요

오지게 신나게 먹어줘요
덥썩 깨물어줘요
부드럽게 부드럽게 생켜줘요
단숨에 배꼽 밑까지
쑥 내려갈래요.

파리야 파리야
방정맞은 파리야
서러운 개떡 숭년에
건방지게 먼저 날아온 파리야
우리를 먼저 맛보지 말아라
꽃잎 같은 입술은 어디 가고
방정맞은 파리만 찾아오느냐
어진 흥부님 어디 가고
놀부네 딸년들만 퉤퉤
본체만체 돌아서느냐,

예쁘게 생긴
발그족족 살오른 함평 고구마
한입 깨물어 베어 먹으니
어느새 식어버렸네.
내 참!

[이 게시물은 가을님에 의해 2008-06-22 06:02:36 시등록(없는 시 올리기)(으)로 부터 이동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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