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물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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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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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물고기

김종제 0 1984
저자 : 김종제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분황사 뒤켠
허공에 매달려있는
나무물고기 한 마리
비늘은 다 떨어져나가고
살 몇 점 붙은 가시를 흔들며
하늘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고 있다
몇 백 년 세월을 어찌 견뎠는지
내장은 없고 부낭만 남아있다
난리에 사변으로
뼈는 으스러질망정
절대로 눈감아 본 적 없으니
마침내 밖으로 토해내는 소리가
그지없이 맑게
텅텅, 비우라는 말씀이다
물 한 모금만의 금식으로
지상으로부터 가볍게 떠올라
자유롭게 헤엄치라는 서신書信이다
심장까지 울려퍼지는
명징한 소리 하나 얻기 위해서는
나를 깎고 다듬어서
공중에 매달아놓을
물고기 한 마리를 만들어야 하는 것
속이 비어있는 악기가 되어
그 뱃속을 탁탁 치면
정수리에 벼락 내려치듯
생生은 더욱 또렷해지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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