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밥 풀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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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밥 풀꽃

서영숙 0 2124
저자 : 서영숙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05.     출판사 :
며느리밥 풀꽃 

서  영 숙     

 어느새 내 가슴 자줏빛 사랑 남겨 두고
 땡볕 아래 발가벗고 선 당신
 초롱으로 피었구나
 주어도 주어도 채워지지 않는 마음
 빈자리임을 알면서도
 슬픈 사연 시린 가슴으로 바라보랴

 사랑의 아픔도 보릿고개 허기진 배고픔도
 보리죽 한 사발로 달래고
 호롱불 품어 옷 한 벌 지어 주고
 찢어진 가슴 누더기 되어
 차곡차곡 가슴에 묻어 두고
 지문 잃은 마디 굵은 손
 수줍은 웃음꽃 피우더니
 뼈마디 한 웅큼 분진으로 흩어졌나

오늘은 솔밭 길  한적한 곳
오가는 이 밟고 밟아
가슴에 묻은 한  하얗게 피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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