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그 태백.1 / 안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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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그 태백.1 / 안재식

안재식 1 1627
저자 : 안재식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1990     출판사 :
비밀, 그 태백.1                       

              小亭  안재식

언제부턴가, 뚜렷한 기억은 없다
마지막 달에도
시작한 달에도
가야지, 가야지
서두르게 한다

먹빛 가난의 옷 벗으려 목숨 걸고 탈출을 꿈꾸던 남자, 그 남자 몸냄새 탄자국에 찌들고 그 자국 애써 지워내던 아낙네 잿물 풀어 문지르고 휘저어도 시퍼렇게 부어오른 손 씻어지지 않던 고단함, 순명으로 받아들인 무게가 서럽게 서럽게 쌓여 있는 사실을

태백도 알고
나도 알고
누군가도 알고 있다
묵묵히 안고 있는 은밀한 비밀

저절로 쌓인 무게를
움푹 떠내어
비밀,
그 비밀 속에 비밀을 합장하러
오늘, 그 은밀한 태백으로 간다
1 Comments
이승복 2009.02.02 14:05  
깊이 있는 시 감상하니 너무나 좋군요.
제목 저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