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씨를 볶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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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씨를 볶으면

박태언 0 1260
저자 : 박태언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호박씨를 볶으면

           

            박 태 언 




삐적 마른 호박씨를

넓은 후라이팬에 넣고 볶습니다.

비릿한 맛이 싫어서

호박씨를  휘 저어 달구면

열기가 더해 가면서 톡톡 튀는 소리가

향기와 함께 더 높아지기 시작 합니다




이리저리 지휘하듯 저어주는 주걱 따라

예쁜 소리로 합창을 하며 터지는 맑은 소리는

서로 경쟁하듯 몸 부풀리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열정의 향기를 품어내며 튀어 오르기도 하고

이내 부풀기에 포화상태가 발화 되는 파열

너무 튀어 밖으로 나가기도 합니다.




부지런히 자신을 볶아대는 사람

볶임을 당하는 사람

삶의 향기가 곁에서면 묻어오는 사람

알맞게 긴장감을 가지고 사는이는

지혜 부풀기에 아름다운 자태로 다가옵니다




고소한 향기가 코를 자극하고

자신을 볶아 팽팽한 긴장감으로

고소한 맛을 내는 사람들

태워서 검워진 자리에서는 결코

찾을 수 없는 씁쓸함만 남습니다

통통해져서 노릇노릇한 호박씨

후라이팬이 식어지면 이내 잠잠해 지지만

보이지 않는 은은하고 고소한 향기는

온 방안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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