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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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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박태언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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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태언
                       
공장이라기보다 창고에 쌓여있는 도구들은 고적한 듯 기다리고 있다 작업장 천정에 먼지 뒤집어 쓴 환풍기 한대가 빌빌거리고 대형선풍기는 제 성능 발휘하기만을 고대하고 있었다 간혹 가다 발정 난 숫개들이 틈새로 들어와 구석구석 뒤지다가 해질녁에 나가곤 했다 그는 해질녘이면 문을 열고 내일은 구상의 문짝을 시도 하리라 장인증의 본때를 보여주리라 책장을 넘기며 문양을 눈이 빠지게 들여다보고 그려본다 그가 눈으로 보는 모든 무늬는 일그러진 고가의 스러짐도 쩍쩍 금이 간 나뭇결 틈새도 막는 세월을 뛰어 넘는 기술을 숨기고 있었다 영원한 손때가 묻은 장인의 손놀림이 수 천년 사찰에 묻고 싶었다 그가 대패질을 하고 나무에 조각을 새기며 고랑마다 깊어진 움직임을 손끝에 달고 다녔다 본 떠진 밑그림엔 그의 고된 삶이 베어져 있고 미래까지 세밀하게 그려져 있었다 문짝에 그림이 새겨질 때마다 그의 세상에 대한 배신은 그의 장인의 길을 막았다 번번히 착오가 생기는 것은 믿음이 강한 순진함은 미련으로 오인되었다 신뢰성은 환기되지 못하고 버려진 믿음의 조각을 찾을 길이 없었다 그는 절친한 친구가 해머로 뒤통수를 치는 바람에 기절했다 모두가  폐인이 될 거라고 수군거렸다 그는 긴 드라이버 손잡이를 들고 여기저기 조이고 돌아다녔지만 제대로 맞는 드라이버 상대는 찾지 못했다 어딘가 숨겨져 있을 드라이버에 맞는 나사를 찾아 조이고 풀어내면 그의 인생 완벽한 문짝의 조립은 이루어지는 것이다 패어진 조각의 파편들이 맥없이 떨어지고 그는 오늘밤도 나사를 찾아 돌아다닐 것이다 아름다운 문양을 세길 나무와 조각칼들은 작업대 위에서 나사를 찾아 올 그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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