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저리치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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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저리치는 것들

서영숙 0 1116
저자 : 서영숙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진저리치는 것들
                  -춘장대에서 -
                                 


그날, 바다는 어린 시절 아버지가 토한
핏덩이를 안고 출렁거렸다.

동행의 파도는 저만치서 딴전을 부리고
바다는 온몸이 벌겋게 취해 비틀거렸다
커욱커욱 어둠을 불러내는 갈매기들,

참았던 오줌을 쏟고 진저리쳐 본 사람은 안다
소화되지 않은 모래알 신음처럼
경계의 눈알을 깊숙이 찔러 넣은 꽃게, 또는
연탄불에 폭염이 타면서 배배꼬이는 오징어의 살 떨림,
석쇠에 달궈진 짠 냄새도 붉게 진저리를 친다.

용서하고 용서받지 못할 일도 아니건만
세상 일이 바다 중심에 와서 몸을 푼다는 것
어디로 흘러가고 어디서 흘러오는 신비일까
몇 만 번 제 살 찢어 모래밭을 적시고는
시치미 떼고 스르르 물러서는 바닷물,
밤새 소리죽여 울며 뒤척였을 저 흰 주름살

그래, 바다이건 사람이건
살아서 진저리치는 것들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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