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햇살과 숨바꼭질 하는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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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햇살과 숨바꼭질 하는중이었다

조성례 0 1269
저자 : 조성례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나는 햇살과 숨바꼭질 하는 중이었다 /조성례

설거지를 하는데
치마꼬리를 잡고
"할머니 나 어딨게"외침과 동시에
두 손을 눈 위에 얹고 손자 놈은
손바닥 안으로 사라진다
순간 적막에 쌓인다

"우리애기 어디 갔나 "부산한  찾는 소리에
까르르  손자 놈은 손가락을 열고 밖으로 나온다
숨 넘어 갈 듯 좋아하는 손자 놈
손바닥 안에서 무엇을 보고 왔을까
손바닥의 안 팎은 가늠할 수 없는 거리다

모래밭에 뿌리 내리고 있는  햇살 속
아이들의 뽀얀 종아리가 피라미들과  유영을 하고 있었다
마치 백조의 꿈을 꾸는  발레리나의 다리처럼
황홀한  아름다운 모습은
햇살과 종아리를 만져보고 싶은 갈망에 떨게 했다
햇살을 만지러
점점 더 깊은 곳으로 달려갔다
순간 나는 집에서
너무 멀리 왔다는 공포감에 돌아서려 했지만
일렁이는 얇은 물살은 천근도 더 되는 벽으로 막아서고 있었다
숨이 막혔다
입으로 코로 물은 마구 들어왔다
엄마의 찾는 소리가 멀리서 들려온다
 
와아 들려오는 함성
깜짝 놀란 눈에 들어오는 햇살은 여전히 눈 부셨다,
키 큰 오빠가 
내 머리채를 움켜쥐고  물 밖으로 끌고 나오고 있는 중이였다
두께를 알 수 없는 맑은 물과 햇살 속에서
나는  숨바꼭질을 하는 중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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