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기억 1 - 원재훈
poem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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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9.29 16:59
저자 : 원재훈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그
고요함 아래
내가 앉아 있으면 나는
한 방울의 물방울, 바다를 그리워한다
퍼올릴수록 깊어만 가던 기억의 우물가에서
결코 떠올라 주지 않던 한 장면
노래 소리처럼 지나치던
슬픔이 있었다
새벽 숲속을 지나, 내 어릴 적
아침이면 언제나 흘러 가던 개울가에서
먼저 지나간 사람이 놓고 간
돌다리를 밟으면 발자국마다 깨어나는
물의 기억,
몇 개의 단단한 돌멩이로 놓여 있고
햇살에 몸 부서져 버리는 나
나는 흘러 가고 있었다
그 고요함 속으로
거기에 앉아 있는 여자의 손을 잡으면
어떤 말을 해야 할까 생각할 수 없었다
정말일까 어떠한 슬픔도
눈 시리도록 투명하게 흘러가 얼어붙지 않는 것일까
파도가 되어 자신을 버린 육지와 뜨거운 입맞춤을 하는 것일까
가을의 흔들림으로도 떨어지지 않던 물방울들이
바람도 없이 떨어진 물방울들이
바다에 모여 기울어 가는 태양 속으로 날리는 새,
새들이 물고 가는 한 가락의 노래 소리에
배어 있는 소금기는 물방울의 맑은 정신
노래를 불러다오
누구세요 두려움으로
던진 한 마디가 별들로 빛나는 하늘 아래서
결코 대답하지 않던 질문들이 저렇게 커다란
빛으로 떠올라 오는 것은 밤의 온화한 응답
울먹거리며 서 있는 빈 둥지의 마른 나무 아래서
마른 잎 타는 아쉬움이 있기에
겨울 밤은 길다 얼마나 먼 길을 걸어왔는지
문득, 출가한 친구의 뒷모습을 생각한다
그래 있어야 하기에 있는 것들은 아름답다
고요함 아래
내가 앉아 있으면 나는
한 방울의 물방울, 바다를 그리워한다
퍼올릴수록 깊어만 가던 기억의 우물가에서
결코 떠올라 주지 않던 한 장면
노래 소리처럼 지나치던
슬픔이 있었다
새벽 숲속을 지나, 내 어릴 적
아침이면 언제나 흘러 가던 개울가에서
먼저 지나간 사람이 놓고 간
돌다리를 밟으면 발자국마다 깨어나는
물의 기억,
몇 개의 단단한 돌멩이로 놓여 있고
햇살에 몸 부서져 버리는 나
나는 흘러 가고 있었다
그 고요함 속으로
거기에 앉아 있는 여자의 손을 잡으면
어떤 말을 해야 할까 생각할 수 없었다
정말일까 어떠한 슬픔도
눈 시리도록 투명하게 흘러가 얼어붙지 않는 것일까
파도가 되어 자신을 버린 육지와 뜨거운 입맞춤을 하는 것일까
가을의 흔들림으로도 떨어지지 않던 물방울들이
바람도 없이 떨어진 물방울들이
바다에 모여 기울어 가는 태양 속으로 날리는 새,
새들이 물고 가는 한 가락의 노래 소리에
배어 있는 소금기는 물방울의 맑은 정신
노래를 불러다오
누구세요 두려움으로
던진 한 마디가 별들로 빛나는 하늘 아래서
결코 대답하지 않던 질문들이 저렇게 커다란
빛으로 떠올라 오는 것은 밤의 온화한 응답
울먹거리며 서 있는 빈 둥지의 마른 나무 아래서
마른 잎 타는 아쉬움이 있기에
겨울 밤은 길다 얼마나 먼 길을 걸어왔는지
문득, 출가한 친구의 뒷모습을 생각한다
그래 있어야 하기에 있는 것들은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