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2
최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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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05 22:25
저자 : 최동희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유혹 2(최동희)
온종일 말 한 마디 하지 않고
마치 그림인 양 있고 싶을 때가 있지
소리도 들리지 않고
말문도 막혀
맑은 눈빛으로만 살고 싶을 때가 있지
하루 내내 눈길 더듬거리지 않고
마치 동상인 것처럼 있고 싶을 때가 있지
세상에 아무도 아는 이가 없어
말 섞을 일도 없이
첫 마음으로만 살고 싶을 때가 있지
오랫동안 함께 해 익숙해진 것들과
그럭저럭 가까워진 것들과
미워할 수 없는 사람들과
이따금 보고 싶었던 친구들을
딱 하루만이라도 떠나 있고 싶을 때가 있지
되고 안 되고도 없고
이기고 지고도 없고
가고 오고도 없고
그래서 나도 너도 없는
물빛 사랑만이 있는 곳에서 살고 싶을 때가 있지
빌린 것 다 돌려주고
줄 수 있는 건 다 주고
그래도 덤처럼 남은 게 있으면
아예 다 버리고
빈털터리 되어 진하게 웃고 싶을 때가 있지
온종일 말 한 마디 하지 않고
마치 그림인 양 있고 싶을 때가 있지
소리도 들리지 않고
말문도 막혀
맑은 눈빛으로만 살고 싶을 때가 있지
하루 내내 눈길 더듬거리지 않고
마치 동상인 것처럼 있고 싶을 때가 있지
세상에 아무도 아는 이가 없어
말 섞을 일도 없이
첫 마음으로만 살고 싶을 때가 있지
오랫동안 함께 해 익숙해진 것들과
그럭저럭 가까워진 것들과
미워할 수 없는 사람들과
이따금 보고 싶었던 친구들을
딱 하루만이라도 떠나 있고 싶을 때가 있지
되고 안 되고도 없고
이기고 지고도 없고
가고 오고도 없고
그래서 나도 너도 없는
물빛 사랑만이 있는 곳에서 살고 싶을 때가 있지
빌린 것 다 돌려주고
줄 수 있는 건 다 주고
그래도 덤처럼 남은 게 있으면
아예 다 버리고
빈털터리 되어 진하게 웃고 싶을 때가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