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쓰는 구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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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쓰는 구두

김형출 0 1266
저자 : 김형출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06년도     출판사 : 시와글사랑문학
역사를 쓰는 구두

                                      김형출



구두가 헤는 것은 남자가 그리워 하품하는 것이다
여자가 그리워도 하품을 한다.

신데렐라의 유리 구두는 헤는 법이 없다
더러운 몽둥이로 짓밟히는 고통은 군수품이었다
물품대장에 올린 맨발은 하나하나가
중국전선, 미얀마 참호 속까지 팔려나갔던 전쟁고아 같은 천사들,
나는 임종국의 물품대장에서 역사의 구두를 확인하고

기절했다
알몸으로 죽어가는 인간 새였기에
고호는 세월이 무서워 가죽구두를 만들지 않았다
어느덧, 그들은 상처만 남겨두고 꼬리를 감추었다
물품대장에 올라온 이름들은
두 속에 갇힌 검정치마 흰 저고리였다

구두가 헤는 것은 남자가 그리워 하품하는 것이 아님이요
여자가 그리워 하품하는 것이 아님을 알았다
구두는 역사를 가둬놓고 낡은 역사를 쓰고 있다
저기에,


--시와글사랑문학 2006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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