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위 쌈을 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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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위 쌈을 먹다

박병금 0 1314
저자 : 박병금     시집명 : 세상읽기
출판(발표)연도 : 2008     출판사 : 도서출판 모던
머위 쌈을 먹다

                      박병금


어느 봄날의 저녁 식탁
보드라운 머위 쌈 한 잎사귀
손바닥 위에 얹어
돌돌 말아 오물오물 씹는다

쌉싸름한 맛이
입천장을 한 바퀴 돌면서
개운함이 입안으로 쏴 번진다

달다
참으로 달다

흔들리면서
더 깊게 뿌리 내리는 나무처럼
인생의 쓴맛을 본 사람은 다 안다
쓰디쓴 인생살이가
단맛으로 느껴지는 날이 있다고

호기심에
덩달아 한 잎사귀 먹어 본 아들녀석
쓴맛에 이내 뱉어내면서
고개를 갸우뚱
그래
예전에 내가 그랬듯이

[이 게시물은 운영자님에 의해 2009-11-13 00:28:50 시등록(없는 시 올리기)(으)로 부터 이동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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