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124병동
김형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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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16 19:36
저자 : 김형출
시집명 : 문예지 <문학과 현실>
출판(발표)연도 : 2010년 봄호
출판사 : 문학과 현실사
침묵의 124병동
김형출
이별은 인연처럼 묘연하고
만남은 악수처럼 반갑다
고마워, 거기에 있어서…. 아들아
젊은이의 한 고단함이 체온처럼 아리다 못해
링거 방울처럼 눈물을 흘리는 것이다
어둠 안에서 다가오는 절박한 기적 소리들을 보았다
꽃이 아름다운 것은 꽃잎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것을
이별이 서러운 것은 만남의 질투 때문이라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모르면 모를수록 행복하다 마는
이별 같은 인연으로
만남 같은 인연으로
어두운 밤에
숨이 찬 기적 소리를 기다리는 124동 병실들
히터처럼 따스하고
형광등 불빛처럼 환하다
백합꽃 같은 사랑이 피었다 지면
긴 겨울은 지나가고 매몰찬 신음소리만큼
씨앗냄새는 흥건하게 이별과 만남을 배웅하고 마중하겠지
추억의 124병동 안쪽, 이별에 관해 의문이 있다
어디에도 죽음은 보이지 않는다
124병동 안에는 없다
창밖에 어둠이 노래하고 별이 총총한 걸 봐서
나는 죽음을 모르는 무식한 자다
죽음 그 자체를 본 적이 아직 없기에,
-계간 <문학과 현실>2020년 봄호
김형출
이별은 인연처럼 묘연하고
만남은 악수처럼 반갑다
고마워, 거기에 있어서…. 아들아
젊은이의 한 고단함이 체온처럼 아리다 못해
링거 방울처럼 눈물을 흘리는 것이다
어둠 안에서 다가오는 절박한 기적 소리들을 보았다
꽃이 아름다운 것은 꽃잎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것을
이별이 서러운 것은 만남의 질투 때문이라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모르면 모를수록 행복하다 마는
이별 같은 인연으로
만남 같은 인연으로
어두운 밤에
숨이 찬 기적 소리를 기다리는 124동 병실들
히터처럼 따스하고
형광등 불빛처럼 환하다
백합꽃 같은 사랑이 피었다 지면
긴 겨울은 지나가고 매몰찬 신음소리만큼
씨앗냄새는 흥건하게 이별과 만남을 배웅하고 마중하겠지
추억의 124병동 안쪽, 이별에 관해 의문이 있다
어디에도 죽음은 보이지 않는다
124병동 안에는 없다
창밖에 어둠이 노래하고 별이 총총한 걸 봐서
나는 죽음을 모르는 무식한 자다
죽음 그 자체를 본 적이 아직 없기에,
-계간 <문학과 현실>2020년 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