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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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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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거리

김형출 0 1351
저자 : 김형출     시집명 : 격월간『PEN문학』5·6월호
출판(발표)연도 : 2010년     출판사 : 국제펜클럽한국본부
달거리

                    김형출

 
오늘은 그녀의 월수(月收) 찍는 날
구름에 가린 달빛 때문에 우물이 컴컴하다
달이 차면 기우느니
우물은 우울증에 어지럽다
그녀의 첫 월수 날은 선홍빛 어린 봄날
동백꽃 초경처럼 덜컹 겁이나 서럽게 울었고
수줍던 가슴엔 여린 꽃망울이 피었다
지금은 탱탱하게 여문 늦은 가을밤
겨울이 걱정되어 또 서럽게 울었다
월동준비에 허리가 아프고 아랫배가 아파
사랑이 아파온다, 성숙하게
우물 안에 달은 기억의 샘이다
밝은 동굴이다
동굴을 왕래하는 바람소리는
지아비가 찾고 있는 두레박 숨소리이다
찰랑찰랑 보름달이 기울고
달거리 유효기간이 끝났다싶더니
우물단지에 연꽃처럼
가섭의 미소를 지어 보이는 것이다
자연의 일부인 그녀의 월수는
이젠, 초승달을 찍고 시각처럼 흘러가는
그믐달 나룻배 같은 동백꽃 월삭(越朔)이다.

 
        -『PEN문학』 2010년 5·6월호에 발표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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