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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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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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서

박태언 0 1146
저자 : 박태언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박물관에서

 

        박태언

 

아득하고 머언 저세상

그 너머가 왜 이리 궁굼할까

할아버지의 그 위 윗대의

고조 할아버지가 만들고 사용하셨을 물건들

고향 재 너머 양지쪽을 파 들어가다 나오는 집기들

우루루 세상 구경하느라 묵은 한숨을 뱉는다

목구멍에 차올라 있던 흙을 토하며 큰 숨을 쉰다

철기 빗살무늬 항아리 용머리 기와 옥구슬에

귀고리들이 몇 백년 동안 흙 속에 짓눌러

갑갑했노라 햇빛을 기다리다 만나는 날

조상님의 모습이 튀어나온다

손때가 꼬질꼬질 묻어 나온다

선조님의 힘주어 내리치던

돌 도끼도 힘을 받는다 힘줄이 솟는다

아무나 만지지 마라 긴긴 기다림으로

쇠잔한 그의 몸을 함부로 다루지 마라

그때 나도 대접 받던 대접이요

귀하디 귀한 나 자신이었다

잘못 건드렸다간 모두가 와르르 부서지고 만다

과거를 묻지 마라 나의 눈동자를 보아라

진실을 그대로 담고 있지 않더냐

혼절할 만큼의 햇살로 나와

귀한 집에 모셔져 백열등의 조명아래

요염한 나를 조심스레 보여주고 있다

고귀한 우리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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