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이파리의 일생
김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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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17 05:29
저자 : 혜천 김기상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0
출판사 :
단단한 가지의 눈 속에
태(胎)를 틀고 있다가
봄이 되자 재빠르게 까집고 나오는
너의 활기찬 탄생을 본다
봄 · 여름 내내
뿌리에서 줄기를 거쳐 뿜어져 치오르는
양분을 받아먹고 무럭무럭 자라면서
너 또한 부지런히 광합성 작용을 벌여
받은 것 못지않게
모체(母體)인 나무를 깍듯이 섬기는구나
가을이 되어 몸색깔을 바꿈은
고운 몸매로 떠나기 위해
수의(壽衣)로 갈아입는
정해진 수순(隨順)이 아니드냐
탁생(托生)했던 가지를 떠나
땅으로 몸을 던지고 나서는
가을걷이 모두 끝난 빈들녘을 위무하며 달려온
바람의 부축을 받아
움푹 패인 골짜기에 몸을 눕힘은
네 한몸까지도 썩어져 양분으로 남아
다른 나무들의 먹이가 되고자 함이 아니드냐
한 이파리의 일생을 보면서
창조주 하느님께서 주관하시는
자연의 섭리에 고개를 떨군다.
태(胎)를 틀고 있다가
봄이 되자 재빠르게 까집고 나오는
너의 활기찬 탄생을 본다
봄 · 여름 내내
뿌리에서 줄기를 거쳐 뿜어져 치오르는
양분을 받아먹고 무럭무럭 자라면서
너 또한 부지런히 광합성 작용을 벌여
받은 것 못지않게
모체(母體)인 나무를 깍듯이 섬기는구나
가을이 되어 몸색깔을 바꿈은
고운 몸매로 떠나기 위해
수의(壽衣)로 갈아입는
정해진 수순(隨順)이 아니드냐
탁생(托生)했던 가지를 떠나
땅으로 몸을 던지고 나서는
가을걷이 모두 끝난 빈들녘을 위무하며 달려온
바람의 부축을 받아
움푹 패인 골짜기에 몸을 눕힘은
네 한몸까지도 썩어져 양분으로 남아
다른 나무들의 먹이가 되고자 함이 아니드냐
한 이파리의 일생을 보면서
창조주 하느님께서 주관하시는
자연의 섭리에 고개를 떨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