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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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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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큼하다

김형출 0 1793
저자 : 김형출     시집명 : 『연분홍빛 심부름』
출판(발표)연도 : 2010년도     출판사 : 한국문학방송
엉큼하다

              김 형 출


어둠처럼 엉큼하다
내가 엉큼해서
나를 잘못 알고 있는 사람에게 미안하다
나는 착하지도 정이 많은 사람도 아니다
때로는 가면 쓰고 너를 속이기도 한다
제발 나를 칭찬하지 마라
칭찬 받을 만한 사람이 아니라서 미안하다
혹시 나에게 상처받은 사람이 있다면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다
상처란 어둠 속에도 보석처럼 빈정댄다
다시 한 번 말하노라
지순(至純)에서 나를 지워다오
나를 잘못 알고 있는 사람에게 미안하다

시(詩)는 착한 것을 거부한다
진심이란 것도 거부한다. 

-『연분홍빛 심부름』한국문학방송 작품선집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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