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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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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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잽이

길가 1 1972
저자 : 정진혁     시집명 : 간잽이
출판(발표)연도 : 2010     출판사 : 세계사
간잽이
                                        정진혁


간 고등어구이가 있는 밥상머리
김이 오르는 너머 어룽어룽 눈이 흐리다
별다른 직업 없이 불경스런 시장기
부평고등학교 기간제 교사 3개월의 계약서에
햇살처럼 도장을 찍고 돌아 온 날
와와 흩어지는 소금 알갱이 가슴에 쓰리다
살아오며 굽어진 등에
조금 애처로운 헐한 어제와 
싱거운 단어 사이 밴 소금기
천천히 몸속으로 들어서는 밀물의 소리가 짜다
아직 내게 남은 게 있다면 소금일 거다
먼지 쌓인 실업의 가슴
바닥난 통장과 빚으로 남은 열정의 얼굴에
알알이 박힌 소금이 살아있다
변두리를 기웃거리던 실없는 웃음
쓰레기 더미의 시간 위로
썩어가던 일이 있기 때문일까
고등어 뱃속을 날카로운 날이 스쳐가듯
아프고 비릿한 가슴에
무직의 차가운 철문이 빨갛게 녹슬어 있다
내일이면 기간제 교사 3개월의 가슴이
푸른 바다를 헤치는
고등어의 날 선 지느러미를 잡고
잔잔한 밥상 위를 말없이 지난다
이제 소금 좀 그만 쳐요
고등어 살점을 뚝 떼어주는 아내
고등어 먹는 일그러진 입가에
웃음마저 짜다
1 Comments
정선비 2011.01.03 01:02  
바람부는 날 바람에게 소금 한줌 뿌려 간을 맞추시면 맛이 일품이겟지요. 세상은 짜게 살아야 합니다. 소금을 마음 속에 좀 뿌리고 사시면 간 고등어 같은 삶의 맛이 듬뿍 솟아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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