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신문을 정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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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신문을 정독하다

오영록 0 1337
저자 : 오영록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출판사 :
지난 신문을 정독하다


지난 신문을 꼼꼼히 읽은 사내가 있다
이미 알고 있거나 과거인 기사
녹화 방송을 보듯 다리를 꼬고 누워
가끔 발가락을 꼬물거리고 있다
읽었던 만화책을 다시 읽듯
초점 없이 보는 눈이 관습 같다
현재 진행형 기사에서도
외계의 사건인양 그에겐 의미가 없다
훅훅 끼치는 콩기름잉크에
가끔 입맛만 다실 뿐
기사보다 급한 것이 허기겠지만
이제 그것도 만성이 된 듯
잉크 냄새로 급한 허기를 달래고 있다
칠흑의 어둠에도 잃어내는 활자
깨알 같은 글자이어도
마음으로 읽어 낸다는 사내
아직 온기가 남아 있는 사회면을
스크랩하듯 슬그머니 잡아당겨
엉덩이에 깔고 눕는 센스
훈훈한 마음으로 냉기를 막아보려는 심사가
신문을 정독하는 이유이다
하지만 어제도 그랬듯이
톱뉴스는 집의 골조가 되기도
경제면은 지붕이 되기도 하였다가
스포츠 면은 출입문이 되기도 하지만
작은 바람에도 무너지고 마는
저만의 기와집이다
지난 신문을 정독하는 사내
새벽이 까지도 원하는 기사 한 줄 못 찾고
뒤척이고 있다
몸뚱이도 따라 펄럭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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