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지고도 꽃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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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지고도 꽃병이다

길가 1 1554
저자 : 정진혁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0     출판사 :
깨지고도 꽃병이다
                                              정 진 혁

꽃병이 깨졌다
언제나 어둡던
꽃병 속 궁금했던 세상이 사라졌다
한 번 깨지고도 꽃병일 수 있을까
살면서 나도 수없이 깨졌다
깨질 때마다 바닥은 차가웠다
날카로운 마음들 믿음의 상처들
사랑의 조각과 사상의 편린들
속이 드러난 것들은 건드릴 때마다 신음했다
뾰족하지만 한결 가벼워진 조각을
조용한 손길로 붙여보면 안다
깨졌지만 꽃병이다
깨져보면
누더기 꽃병에 꽃을 꽂는 것이 서글퍼진다
꽃을 담느라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잊은 어느 날
깨졌지만 꽃병이다
담아 놓았던 꽃들 하나 둘 뽑아 버리고
그냥 있어보면
꽃병 깊숙이 마당이 꿈틀거린다
마당 안 봄이 오고 있다
후후, 난 깨지고도 꽃병이다
1 Comments
김상곤 2011.01.08 11:05  
깨져도 꽃병은 꽃병이다. 참 재밌네요.나도 궁금했지요 그 꽃병의 속이. 뒤집아볼 수도 없고,깨버릴수도 없고 말입니다. 그런데 꽃병이 깨졋네요. 이참에 꽃병을 좀 봐야겠네요. 꽃병속에 내가 미쳐 알지못햇던 또 다른 세셰가 있었군요. 꽃의 생명을 지탱해 주는 사람의 능력 이상의 것이 있었군요. 좋은시를 많아 많이 쓰세요. rev.kim@hanmail.net
제목 저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