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린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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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린 상처

김형출 0 2655
저자 : 김형출     시집명 : 『달거리』
출판(발표)연도 : 2010년도     출판사 : 문학의전당
시린 상처 l김형출l

구이 팬에 장어 한 마리
굽히다 못해 실밥처럼 터졌다
상처만큼 더해가는 질긴 인연으로
꿰맨 생에 덧날 때 켕기는 것은
창상創傷에 파문이다
파문이 번질 때 부풀어 올랐다가
가라앉는 불안, 염병처럼 무섭다
받을수록 짓무르고 줄수록 허물어지는
깊어만 가는 다친 것들이
세치 혀처럼 아리다

장어를 씹다가 세 치 혀를 베었다
붉은 인연까지 베어버린
초라한 몰골이 아프다 못해 아파서 시렸다
복숭아 씨앗 같은 딱딱함을 치유할 수 있는
금간 씨앗에 한 방울 눈물이라도
심을 수 있나
어두운 강물에 시린 만삭이 차오를 때까지
상처의 노래는 부르지 않으리라
고약한 성숙함을 위하여
남루한 너의 확장을 위하여
홍어와 막걸리 같은 삭은 상처에 고하며,

  -시집『달거리』 문학의전당(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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