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역귀
꿀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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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07 11:00
저자 : 정진혁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0
출판사 :
미역귀
건어물 가게 앞을 지나는데
파도가 출렁였다
바다 속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하얀 귀지를 귀에 묻히고
비닐봉지 안에 갇혀서
듣고 싶어도 듣지 못하는
귀를 보았다
방글라데시에서 온 라나는
“ 그것도 몰라 이 개새끼야 ”
눈이 커지기만 했다
바다 속 푸른 귀를 가졌으나 듣지 못했다
작업반장은 귀에게 말을 걸지 않고
그의 귀를 뜯어 먹었다
귀에서 피가 났다
바다 속 자잘한 소리에 모른 체 해도
귀를 통해 들어간 마음 푸른 미역으로 자랐다
누구에게로 가는 많은 길 중에는
귀로 가는 길이 있다
라나도 그 길을 걷는 중이다
바다 무늬 새겨진 미역귀는
언젠가 바다 속 전설을 풀어낸다
라나의 나라에서는 그도 귀를 가졌다
출렁이지 못하고 말라 버석거리는
귀를 뜯어 먹는 소리가 난다
귀는 나중에 입이 된다
건어물 가게 앞을 지나는데
파도가 출렁였다
바다 속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하얀 귀지를 귀에 묻히고
비닐봉지 안에 갇혀서
듣고 싶어도 듣지 못하는
귀를 보았다
방글라데시에서 온 라나는
“ 그것도 몰라 이 개새끼야 ”
눈이 커지기만 했다
바다 속 푸른 귀를 가졌으나 듣지 못했다
작업반장은 귀에게 말을 걸지 않고
그의 귀를 뜯어 먹었다
귀에서 피가 났다
바다 속 자잘한 소리에 모른 체 해도
귀를 통해 들어간 마음 푸른 미역으로 자랐다
누구에게로 가는 많은 길 중에는
귀로 가는 길이 있다
라나도 그 길을 걷는 중이다
바다 무늬 새겨진 미역귀는
언젠가 바다 속 전설을 풀어낸다
라나의 나라에서는 그도 귀를 가졌다
출렁이지 못하고 말라 버석거리는
귀를 뜯어 먹는 소리가 난다
귀는 나중에 입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