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역귀

홈 > 시 백과 > 시인의 시
시인의 시
 
* 특정 종교나 정치.사상, 이념에 치우친 작품과 다수 회원이 삭제를 요청하는 글은 양해없이 삭제되거나 개인게시판으로 옮겨집니다.
* 저자난에는 이름만 사용해야 하며, 별명이나 아호 등을 사용해 등록자 이름과 저자(시인)의 이름이 달라지면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 모두를 위하여 한 번에 많은 작품을 연속해서 올리는 것은 지양하시길 부탁드립니다.
* 목록의 등록자 이름에 마우스를 놓고 클릭하시면 해당 등록자가 올린 작품을 한번에 조회할 수 있습니다. 
* 검색시에는 리스트 하단 <다음검색>버튼으로 나머지 검색 결과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미역귀

꿀떡 0 3758
저자 : 정진혁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0     출판사 :
미역귀



건어물 가게 앞을 지나는데
파도가 출렁였다
바다 속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하얀 귀지를 귀에 묻히고
비닐봉지 안에 갇혀서
듣고 싶어도 듣지 못하는
귀를 보았다

방글라데시에서 온 라나는
“ 그것도 몰라 이 개새끼야 ”
눈이 커지기만 했다
바다 속 푸른 귀를 가졌으나 듣지 못했다
작업반장은 귀에게 말을 걸지 않고
그의 귀를 뜯어 먹었다
귀에서 피가 났다

바다 속 자잘한 소리에 모른 체 해도
귀를 통해 들어간 마음 푸른 미역으로 자랐다
누구에게로 가는 많은 길 중에는
귀로 가는 길이 있다
라나도 그 길을 걷는 중이다
바다 무늬 새겨진 미역귀는
언젠가 바다 속 전설을 풀어낸다
라나의 나라에서는 그도 귀를 가졌다
출렁이지 못하고 말라 버석거리는
귀를 뜯어 먹는 소리가 난다
귀는 나중에 입이 된다
0 Comments
제목 저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