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리기
꿀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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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07 11:02
저자 : 정진혁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0
출판사 :
매달리기
봄날 꽃 속으로
할아버지 들어갔다
상쾌한 바람과 빗물 맞으며 아버지 들어간 뒤
고은 햇살과 손잡고 어머니 들어갔다
들어간 세상에 매달리는 신맛
꽃잎 훌훌 버리고
완고해진 표정으로 사과는 흘리고 있다
가슴 속 키운 씨가 짐의 전부인데도
매달림은 힘겨워 얼굴 점점 붉어진다
나뭇가지와 열매 꼭지 사이
할아버지 악착같이 매달려 떨고 있다
매달려 떨어지지 않는 것은 없다며
서투른 아버지 손도 매달려 있다
시간에 매달리고
사는 게 이게 아닌 줄 알면서 매달리고
사랑에 매달리고
어쩌면 모두 어딘가에 매달려
잘 안자라거나 웃자라거나
어머니 나를 업고
얼굴 빨개지도록 매달린 나뭇가지는
매달림의 야적장
궁금한 자국만 남았다
봄날 꽃 속으로
할아버지 들어갔다
상쾌한 바람과 빗물 맞으며 아버지 들어간 뒤
고은 햇살과 손잡고 어머니 들어갔다
들어간 세상에 매달리는 신맛
꽃잎 훌훌 버리고
완고해진 표정으로 사과는 흘리고 있다
가슴 속 키운 씨가 짐의 전부인데도
매달림은 힘겨워 얼굴 점점 붉어진다
나뭇가지와 열매 꼭지 사이
할아버지 악착같이 매달려 떨고 있다
매달려 떨어지지 않는 것은 없다며
서투른 아버지 손도 매달려 있다
시간에 매달리고
사는 게 이게 아닌 줄 알면서 매달리고
사랑에 매달리고
어쩌면 모두 어딘가에 매달려
잘 안자라거나 웃자라거나
어머니 나를 업고
얼굴 빨개지도록 매달린 나뭇가지는
매달림의 야적장
궁금한 자국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