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그루 자작나무의 애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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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그루 자작나무의 애무

김찬일 0 7056
저자 : 김찬일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1.미발표     출판사 :
두 그루 자작나무의 애무 / 김찬일

바람 부는 날이였지요.

창문으로 날아든 자작나무 그늘에서

우리 오래 동안  애무하고 있었지요.

당신은 지금까지 살아온

한 생의 촉수로 나를 더듬었지만

자작나무 숲에 자작나무로 서있는 나를

만지지는 못하였지요. 

그날도 우리는 자작나무 숲 걷고 있었지요. 

당신은 돌연 쫓기듯이

자작나무 그늘에 몸 숨겼지요. 

바지 내리고 볼일 보면서

불시에 지른 절정의 탄성이

자작나무로 서 있는 나를 흔들며 사라져 갔지요.

나는 당신을 볼 수 없어 당황했지요.

당신을 찾기 위해 눈감고 나를 바라보았지요.

기억 저편에 서 있는 나의 자작나무 곁에 

당신은 몽환처럼 자작나무 되어 나타났지요. 

당신은 볼 일 보면서 한그루 자작나무가 되고

나는 나를 보면서 한그루 자작나무가 되어

창문으로 날아든 자작나무 그늘에서

우리 오래 동안 애무하게 되었지요.

나와 당신의 애무가 두 그루 자작나무  애무인 것을

바람 부는 어느 날 알게 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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