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를 기다리며
이진숙
0
2942
2011.10.30 22:51
저자 : 이진숙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1
출판사 :
열대야를 기다리며
이진숙
벽에 걸려있는 그림 속의 저 통통배,
찬장에 얹혀 있는 냄비들까지도
숨을 고르며
계절의 끝을 기다려 오지 않았던가
헐떡거리는 아스팔트의
끈적이는 구애를 뿌리치며,
끝없이 무리를 지어
우리들의 정염의 애인을
꾸짖지 않았던가,
사람들 숨결의 그 들척지근함과,
그 들척지근한 열기 속에서
공격을 멈추지 않는 모기들과
끝없이 이어질 것 같던 그 계절의
난폭 운전을 낱낱이 성토하지 않았던가
이제 모든 것은 끝이 났는가,
어느 날인가
아무런 의미도 없이 비가 또 한 번 내리고..
쓸쓸히 창문을 닫고 커튼을 여미고
흰 눈이 내리고……
그래, 그래도 우리 또 기다릴 밖에
지난 여름 이글거리며 날아오던
가슴 뜨거운 것들의 연서를
진저리치며 후회했던
우리들의 아픈 인연을
이진숙
벽에 걸려있는 그림 속의 저 통통배,
찬장에 얹혀 있는 냄비들까지도
숨을 고르며
계절의 끝을 기다려 오지 않았던가
헐떡거리는 아스팔트의
끈적이는 구애를 뿌리치며,
끝없이 무리를 지어
우리들의 정염의 애인을
꾸짖지 않았던가,
사람들 숨결의 그 들척지근함과,
그 들척지근한 열기 속에서
공격을 멈추지 않는 모기들과
끝없이 이어질 것 같던 그 계절의
난폭 운전을 낱낱이 성토하지 않았던가
이제 모든 것은 끝이 났는가,
어느 날인가
아무런 의미도 없이 비가 또 한 번 내리고..
쓸쓸히 창문을 닫고 커튼을 여미고
흰 눈이 내리고……
그래, 그래도 우리 또 기다릴 밖에
지난 여름 이글거리며 날아오던
가슴 뜨거운 것들의 연서를
진저리치며 후회했던
우리들의 아픈 인연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