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의 길-(제2집 참새의 지저귐에 대한 보고서)
바람의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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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11 14:57
저자 : 전병조
시집명 : 참새의 지저귐에 대한 보고서
출판(발표)연도 : 2021.08.10
출판사 : 개미출판사
용서의 길
전병조
문이 열린다
골목이 열리고
산길이 열리고
냄새가 향기롭다
측백나무 둥치에서 풍겨지는 듯한
향긋한 내음새
쓰지도 않고 달지도 않고 상큼한 너의 입술
도라지꽃 풋풋한 산골의 내음새
삼세끼 몽땅 긁어
한꺼번에 굶어버린
내 쓰린 몽상이 헛구역을 한다
<집은
찾을 곳이 못돼>
눈물이 앞을 가리며 그녀의 눈
마스카라의 슬픈 역사와 인사를 한다
어둠이
그녀가 불빛과 간통을 하는
은밀한 현장을 목격한다
그녀는 웃고 나는 마시고
술병은 쓰러진다
눈앞에서 번쩍 휘파람이 스쳐간다
멀리서 멀리서
바람처럼 스쳐가는 휘파람
내가 쓰러지고 그녀가 일어선다
술병이 울면서 간통을 한다
골목이 열리고 산길이 열리고
그녀가 열리기 시작한다
가도가도 끝이 없는 그녀의 길
우리의 발밑으로
한없이 열리는 그녀의 길
취하고 또 취하고
또 취해서 비틀대면서도
우리는 그 길을 걸어서 가야만 한다
전병조
문이 열린다
골목이 열리고
산길이 열리고
냄새가 향기롭다
측백나무 둥치에서 풍겨지는 듯한
향긋한 내음새
쓰지도 않고 달지도 않고 상큼한 너의 입술
도라지꽃 풋풋한 산골의 내음새
삼세끼 몽땅 긁어
한꺼번에 굶어버린
내 쓰린 몽상이 헛구역을 한다
<집은
찾을 곳이 못돼>
눈물이 앞을 가리며 그녀의 눈
마스카라의 슬픈 역사와 인사를 한다
어둠이
그녀가 불빛과 간통을 하는
은밀한 현장을 목격한다
그녀는 웃고 나는 마시고
술병은 쓰러진다
눈앞에서 번쩍 휘파람이 스쳐간다
멀리서 멀리서
바람처럼 스쳐가는 휘파람
내가 쓰러지고 그녀가 일어선다
술병이 울면서 간통을 한다
골목이 열리고 산길이 열리고
그녀가 열리기 시작한다
가도가도 끝이 없는 그녀의 길
우리의 발밑으로
한없이 열리는 그녀의 길
취하고 또 취하고
또 취해서 비틀대면서도
우리는 그 길을 걸어서 가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