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르라미는 저울눈 위에서 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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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르라미는 저울눈 위에서 떨고 있다

hera9722 0 2046
저자 : 이진숙     시집명 : 판다를 위하여
출판(발표)연도 : 2011     출판사 :
쓰르라미는 저울눈 위에서 떨고 있다
        이진숙


쓰르라미는
포플러 나무 하나 매달고
땡볕 속 적막을 저울질하고 있다

모든 다른 나무들 다 숨죽이고

수천 수억만 번 부딪치고 부서져
누가 누구인지 모르게 뒤섞이어 돌아온
파도의

그 파도의 알갱이 하나가
날아올라와

쓰르라미의 저울눈을
흔들어 놓는다

뜨를르뜨르르르 뜨르를르르르……

멈추지 않는
저 미세한 흔들림을 따라

뒤섞이지 못한 파도의
파도의또 하나의 알갱이 하나
몸 떨며

푸릇푸릇
저울눈 위에 올라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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