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곡(思母曲)-(제1집 바람이 가는 길) 2023 군산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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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곡(思母曲)-(제1집 바람이 가는 길) 2023 군산문학

바람의눈빛 0 2028
저자 : 전병조     시집명 : -(제1집 바람이 가는 길)
출판(발표)연도 : 2016     출판사 : 솔디자인
사모곡(思母曲)
 
 
                                                전병조
 
 
 
 
<때론 어머님 품이 그립다
찬 이슬 먼산 바라는 동구밖 느티나무
바람막이 등걸벽에 기대어 보면
어릴적 뛰어놀던 산.내.들이 동화처럼 떠오르고
유난히도 설레었던 이발소집 딸네미의 별같은 눈웃음도
입가에 그리웁다, 그때는 분명
동네의 구석구석, 돌담길 사이사이 온동네를 타고돌던
우리들의 웃음들이 호박처럼 풍성했으리라.>
 
 
어느 듯 노을이 진다
세월은 바람을 타고 날마다 지평을 향하여 치닫고
추억은 잔 가지 가지마다 달빛에 물드는데
아아, 그동안 내가 품고 달려온 욕망의 시간들은
얼마나 재빨리 영원한 시간 속으로 묻혀져 버렸는가?
내 몸에 남겨진 주름의 골들이 아무리 거칠고 깊다고 하더라도
세월을 거슬러 오르는 후회의 강심은 너무도 얇기만 해.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떼의 힘찬 율동을 보고 있노라면
나 또한 동물적 감각으로 어머님의 영상을 떠올려 보곤 해.
연어보다도 강렬한 삶에의 몸부림으로 두 다리 부르르 떨어가며
생고(生苦)의 물동이 머리에 이고
어영차 일어서시던 한겨울 어머님의 몸놀림이
지금 와 생각하니
생에 대한 집착만큼은 연어들의 회귀본능보다 더욱
싱싱하고 힘차 보였다고 생각을 해.
그것이 자신의 삶보다도 우리들 자식에 대한 무조건적인
모성애의 몸부림이었으리라는 생각을 하면 어느새 눈시울이 뜨거워져.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세상의 평화는
거치른 바다에 순간을 머무는 한 점 섬과 같은 어머님의 앙가슴.
폭풍의 계절이 다가오면 나는 더욱 어머님의 가슴이 그리워지곤 해.
어머니의 가슴은 대지의 항구
무서운 파도와 바람의 질타 속에서도 꿋꿋이
우리를 지켜 주는 든든한 동구 밖 느티나무,
물동이를 이고 한번 씩 용트림 칠 때마다
베적삼 홑거풀 사이로 언듯언듯 내비치던, 아아
백설기보다도 희고, 연어의 몸부림보다도 탄력이 넘치던
어머니의 가슴은 영원히 식지 않는 우리들 회개의 십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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