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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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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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 그만

장수남 0 1985
저자 : 장수남.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4.1.17     출판사 :
동작 그만.


 팔십 연대인가. 구십 연대인가. 연대는 기억이 좀 어렴풋이 하다. 
 그 시절 우리가 코미디프로 동작그만이란 프로그램을 아주 재미있게 본
기억이 있다, 군 내무생활을 웃음으로 코믹하게 잘 꾸며진 훌륭한 우리
시청자가 본 작품으로 기억한다.

 전방. 00대대 보병 수색중대1소대
 이 부대는 내가 군에 입대한 이후부터 33개월 동안 병영 생활을 아무
사고 없이 마친 전방에 배치되어 있는 보병 특수부대다.
 지금은 겨울 이곳 매서운 날씨는 그 당시만 해도 전방고지 영하 이십이
삼도를 넘나드는 아주 추운 전형적인 겨울 날씨였다.

 오늘 부대에는 경사가 났다. 훈련소 전후반기 교육을 마치고 우리부대
에 새로 배치 받고 온 새 식구 신병들이다.
 한 소대에 이렇게 일곱 명씩이나 한 번에 배치 받은 일은 아주 귀한일
이다. 헐렁한 군복차림에 군용빽 하나씩 짊어지고 얼굴은 잔뜩 겁에 질려
 생기란 찾아볼 수 없었다. 워낙 훈련을 마치고 지금의 우리 부대까지 올
때는 많은 어려움과 두려움 긴장 속에 모두 지쳐있었겠지. 수색부대 만큼
은 군기도 엄하고 모든 것이 엄격하고 질서 있게 돌아간다.

 내무반에는 신병 신고식이 있었다.
 신고합니다. 이등병 000 몇 년 몇 월 며칠부로 00부대에 명을 받고…….
 신고합니다. 소대 내무반은 선임하사 선임 병장들이 페치카를 중앙에
두고 평상 위에 나란히 앉아 있고 선임 일등병이 신고를 받고 있었다.

 너는. 네. 이등병 000……. 네 고향이 어디야, 예 전라남도 구레군…….
야, 기압이 빠졌어. 하고나서 엎드려뻗쳐 빳다 세대씩.
 신고식 때 빳다 때리고 맞는 것은 통상적으로 이루어진 일들이다.
 다음 네 이등병 000…….또 다음은 늙시그레한 신병하나가 기각 팍
죽어 선임 일등병 앞에 섰다.
 고향이 어디야. 애. 이 사람아 몰라서 묻나. 아주 작은 소리로 들릴락
말락 아무도 못 들었다.

 여기!! 잠깐만요.;빳다; 라는 단어가 종종 등장하는데 우리에겐 너무
익숙한 단어라 그대로 사용합니다. 영문표기에 보면 배트(bat)방망이.
 
옆에는 선임 병장 상병들이 눈을 째려 뜨고 내려 보고 있었다.
 신병들은 잔뜩 겁에 질려 긴장된 상태 신병들이 소대 내무반에 들어설
적부터 둘은 알아차렸다. 여기는 군 막사 서로가 부둥켜안고 안부 묻고
그렇게 할 분위기가 아니었다.
 시골에선 그래도 좀 산다고 군대 간다는 것은 이리저리. 핑계대고 또
호적까지 잘못되어 사십이 넘어 군에 입대한 것이다. 사위 하고는 나이가
 이십일 년 차이라 한다. 군대는 군대다 질서가 있고 군 기강이 있다.

 안되겠구먼. 엎드려뻗쳐 군기가 빠졌어. 선임 일병은 한 대 내리쳤다.
 아이고 나 죽는다. 신병 퍼떡 일어서더니
 이 사람아. 살살 치게나. 장인이 사위한테 사정한다. 시대가 만든 아주
희귀한 진풍경이다. 지금 이야기 하자면 빳다 때리는 사람은 맞는 사람의
둘째사위이고 맞는 사람은 장인영감이다.

 우스운 이야기 같지만 무슨 운명인가. 육이오 전쟁이 막 끝나고 육십
년대 초반 휴전 당시라 세상이 어수선하고 모두가 실업자 뿐 하루 한 끼
먹기도 힘든 세상이었다. 점심이란 꿈에 본 떡이었다.
 그 와중에도 군에 가기실어 기피하는 현상도 많았고 호적이 누락되어 본
나이 보다 칠팔년 늦은 사람 형과 아우가 호적이 바뀌어 대리로 군에 간
사람 매우 혼잡한 사회였다.
 그 운명적인 만남이 위 글에서 장인과 사위가 군 내무반에서 만나 함께
군 생활을 마치는 것이다. 기압 주는 사위 기압 받는 장인 너무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글은 추억 속에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사실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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