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도시의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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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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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도시의 아침

다라온 0 1616
저자 : 이재민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08     출판사 :
회색도시의 아침
                瑞帝 이재민



술에 취해 비틀거려도 취하지 않고
알몸으로 아침을 만든다
뿌연 안개로 내 어깨에 앉으며
가슴 가득 눈물을 담아낸다

당신은 보이지 않게 오며
젖어 들지 않게 오고
당신은 느낌 없이
내 옆에 다가와 앉는다

희망이란 보이지 않는 골목을 휘이 돌아
절망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만 낸다

하지만 당신은 기쁨을 소리 없이 담고
희망이란 빛을 조금씩 내어 놓는다
내가 당신의 사랑을 느끼지 못함이고
내가 당신의 따스함을 보지 못할 뿐이다

언덕 넘어 당신의 햇살을
두루미로 널었는데
내가 그 언덕을 넘지 못함이다

온통 무지개가 넘실대는
당신의 천국인데
내 눈엔 오직 잿빛 안개뿐임은
내 안에 당신을 담아내지 못함이다

오늘도 당신은 회색안개 가득한
내 가슴에 파랑새의 연통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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