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지휘를 해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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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지휘를 해야 하고

정세일 0 973
저자 : 정세일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4     출판사 :
사랑하는 나의 당신이여

다시 아름다운 날에요
당신의 봄은 변함이 없나요
꿈의 속도도
꿈속에 그려진 그리운
얼굴도
그렇게 변하지 않고
영화의 전개되는 한 장면처럼
당신의 그리움에 봄의 입술을
다 부르트고
터져버린
맨드라미의  학교 가는 길
손도 갈라지고
색이 바랜 가방 속에는
작은 씨앗들이
그래도 봄의 화단에 심어질
꿈의 조각과
비단 같은 마음의 생김새를 미리 볼 수도 있는
동그라미 손잡이가 달려있는
볼록렌즈의
모든 것을 확대해서 당신의 마음으로
다시 들여다 볼 수 있으면
봄의 정원에 숨어있는
수많은 풀벌레들의 이른 음악회를
하나하나 찾아내어
누군가는 지휘를 해야 하고
그렇게 탁월하게 악보를 해석하는
마음이 눈으로 따라 가고 싶은
작은 음악회에서 당신의 마음은
봄의 흩어짐을
다시 정갈하게 자리를 배치하고
필요한 악기를 주고 있겠지요.
사랑하는 당신이여
그래서 다시 생각만 해도 아름다운 날에요
어머니의 기도 소리도
그리고 마음의 묵상이
그렇게 사랑했던 고향의 봄을
가슴속에 고이 간직할 수 있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아 지는 것이
사랑하는 당신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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