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는 돌아와
운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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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11 17:18
저자 : 조영욱
시집명 : <내 시는 시가 아니어도 좋다>
출판(발표)연도 : 2013년
출판사 : 도서출판 비움과 채움
죽는다
고향에 뼈 묻는다
대서양 치들은 알 낳고도
반듯하게 살기도 한다더라만
뼈마저 품계 따지는 습성 그대로 물려받았는지
태평양 치들은 씨알을 낳고
고향에 뼈 묻는다
5만 리 여정
범고래 상어 바다사자 곰 새들을 피해
지상에서 가장 무서운 천적 사람마저 피해
태평양에 섞인 남대천 한 방울 물 향기 따라
길잡이 별빛 따라
바다로 이어진 강 거슬러 오르는
바닷바람에 그을린 아침 연어들
풀무가 없어도 온몸 핏빛으로 달구며
자갈밭에 터 닦아 알 숭어리 숭어리 낳아
씨 남긴 천명 다한 까닭으로
연어는 오년 만에 돌아와
숨을 멎는다
고향에 뼈를 묻는다.
고향에 뼈 묻는다
대서양 치들은 알 낳고도
반듯하게 살기도 한다더라만
뼈마저 품계 따지는 습성 그대로 물려받았는지
태평양 치들은 씨알을 낳고
고향에 뼈 묻는다
5만 리 여정
범고래 상어 바다사자 곰 새들을 피해
지상에서 가장 무서운 천적 사람마저 피해
태평양에 섞인 남대천 한 방울 물 향기 따라
길잡이 별빛 따라
바다로 이어진 강 거슬러 오르는
바닷바람에 그을린 아침 연어들
풀무가 없어도 온몸 핏빛으로 달구며
자갈밭에 터 닦아 알 숭어리 숭어리 낳아
씨 남긴 천명 다한 까닭으로
연어는 오년 만에 돌아와
숨을 멎는다
고향에 뼈를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