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아 너도 취해라
송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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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02 10:09
저자 : 송정숙(宋淑)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03
출판사 :
세상아 너도 취해라
송정숙(宋淑)
1
어우러진다는 것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
풍악 없는 인사동 거리
사람들이 음악처럼 흘러가고
좁은 공간 간신히 숨쉬던 대나무
바람 한줌 품으면 삐죽이며 달아나다
댓잎 몇 장 흔든다
동동주 한 잔에 서정주 한용운 시가
우리는 내일 없이 오늘을 사른다
전등이 춤을 춘다 안단테로 세포가 살아난다
가스 불 위 안주 감 네가 시를 아느냐고
나를 희롱하며 웃어댄다
맨 정신으로 어디 저 웃음을 받을 수가, 취하자
나도 취할 테니 세상아 너도 취해라
2
노을 머리에 이고
인사동을 걷는다
커다란 광주리에 담고 싶은 물건들
들어가고 싶은 많은 찻집들
생활에 무게를 털어 내니
움직이는 시간이 주는 선물이다
멈추려는 걸음 재촉하여 간 곳에는
유리처럼 맑은 사람들이 모여있다
김소월을 흠모하는 사람
사평역에서 같은 시를 남기고 싶은 사람
옆자리 독백에 귀기울이는 사람
얼큰한 안주 심장을 대우는 한 잔 술에
가을이 얼굴에서 춤을 춘다
이제 우리는 산사에 종소리를 들어야 한다
새벽예불 드리는 승려처럼
한 편의 시를 숭배해야 한다
송정숙(宋淑)
1
어우러진다는 것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
풍악 없는 인사동 거리
사람들이 음악처럼 흘러가고
좁은 공간 간신히 숨쉬던 대나무
바람 한줌 품으면 삐죽이며 달아나다
댓잎 몇 장 흔든다
동동주 한 잔에 서정주 한용운 시가
우리는 내일 없이 오늘을 사른다
전등이 춤을 춘다 안단테로 세포가 살아난다
가스 불 위 안주 감 네가 시를 아느냐고
나를 희롱하며 웃어댄다
맨 정신으로 어디 저 웃음을 받을 수가, 취하자
나도 취할 테니 세상아 너도 취해라
2
노을 머리에 이고
인사동을 걷는다
커다란 광주리에 담고 싶은 물건들
들어가고 싶은 많은 찻집들
생활에 무게를 털어 내니
움직이는 시간이 주는 선물이다
멈추려는 걸음 재촉하여 간 곳에는
유리처럼 맑은 사람들이 모여있다
김소월을 흠모하는 사람
사평역에서 같은 시를 남기고 싶은 사람
옆자리 독백에 귀기울이는 사람
얼큰한 안주 심장을 대우는 한 잔 술에
가을이 얼굴에서 춤을 춘다
이제 우리는 산사에 종소리를 들어야 한다
새벽예불 드리는 승려처럼
한 편의 시를 숭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