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하는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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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하는 나무

박종영 0 1243
저자 : 박종영     시집명 : 미발표
출판(발표)연도 : 2014     출판사 :
후회하는 나무

                          -박종영-


세월의 나이테 두꺼워지면 나무는 늙어 고목이 된다
그래도 한창 잘 나갈 때 꽃들의 속삭임 몰래 훔쳐와
꼭꼭 숨겨둔 덕으로 그나마 푸르고 창창하다
한창 고왔던 청춘의 날에는 치정에 얽매이지도 않았고
여린 새움 성장의 기쁨도 함께했었다
굵은 가지의 무게도 이겨내고
바람 앞에 엎드려 꺾이는 지혜도 배웠다
그러나 지금은 푸석한 고목이라
비웃음 억울해서 지난날 푸른 기운 되찾으려 해도
소슬한 잔가지가 도대체 움을 트지 않는다
그 흔한 산비둘기 동박새도
내 몸뚱이 헐겁고 윤기 도드라져 둥지를 틀지 않는다
허나 나도 한때 기운차게 푸르던 날
온갖 잡새 무리로 찾아와 머리 조아리던 시절 있었느니
그시절 욕심부리지 말고 시원한 그늘 내려줄 것을
이제와서 후회한들, 그래서 유난히 쌀쌀한 시월에 접어들어
가여운 잎사귀 떨구고 곰곰이 생각하니
시린 겨울강 알몸으로 건너는 일이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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