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꽃자리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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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자리 하나

박종영 0 827
저자 : 박종영     시집명 : 미발표
출판(발표)연도 : 2014     출판사 :
눈꽃자리 하나               

                    -박종영


낮은 산의 오솔길이거나 
빈 들녘이든 황량한 외길을 만들어 가고
또 다른 이승의 길 만들어
찬 바람에 얹혀 폴폴 흘러다니는
가벼운 순백의 날개
그 미량의 속삭임이
가느다란 눈물로 안길 때마다
검은 땅은 극명한 웃음을 감추며 촉촉한 입맞춤이다
들리는 듯 새록새록 첫 밤의 신음소리
백색의 여인과 우직한 땅의 교접을 엿듣는 우리
익숙한 그리움으로 청춘이 콩콩거리고
밟아 뽀드득 아프게 잉태되는 눈사람
지나온 흔적마다
가벼운 생명의 안간힘으로 피어나는
눈꽃자리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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