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는 아들과 며느리에게
나무전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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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28 19:35
저자 : 전범수
시집명 : <문학예술> 2015 가을
출판(발표)연도 : 2015
출판사 : <문학예술> 출판부
결혼하는 아들과 며느리에게
전 범 수
수소 두 개와 산소 하나가 만나면
물이 된다고 하지.
눈에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는 무형의 기체가
만나서 물이 되어
뭇 사물들의 목을 축여서
생명으로 피어나게 하는
이토록 가슴 벅찬 신비.
이제 너희는 물이 되려고 한다.
그러나 둘이서 만나기만 한다고 하여
물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냥으로는 아무 생명도 기를 수 없고
누군가에게 기쁨도 줄 수 없는
두 사람이 그저 있을 뿐이다.
그냥으로는
수소가 그러하듯
누군가는
두 배로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서로가 상대를 만나
손익을 계산하는 영리한 머리 속에는
물이 고이지 않는다.
내가 더 손해 보며
내가 더 이해할 때
가슴 속에 물이 고여
호수가 된다.
거기
수초와 물고기가 자라고 유영하듯
기쁨과 사랑, 행복이 금빛으로 반짝이리니
두 배로 양보하고
두 배로 노력할 때
그 물은 너희와 주위 사람의 생명 샘이 되고
뭇 사람들의 얼굴에 미소의 파문을 일으키리라.
전 범 수
수소 두 개와 산소 하나가 만나면
물이 된다고 하지.
눈에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는 무형의 기체가
만나서 물이 되어
뭇 사물들의 목을 축여서
생명으로 피어나게 하는
이토록 가슴 벅찬 신비.
이제 너희는 물이 되려고 한다.
그러나 둘이서 만나기만 한다고 하여
물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냥으로는 아무 생명도 기를 수 없고
누군가에게 기쁨도 줄 수 없는
두 사람이 그저 있을 뿐이다.
그냥으로는
수소가 그러하듯
누군가는
두 배로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서로가 상대를 만나
손익을 계산하는 영리한 머리 속에는
물이 고이지 않는다.
내가 더 손해 보며
내가 더 이해할 때
가슴 속에 물이 고여
호수가 된다.
거기
수초와 물고기가 자라고 유영하듯
기쁨과 사랑, 행복이 금빛으로 반짝이리니
두 배로 양보하고
두 배로 노력할 때
그 물은 너희와 주위 사람의 생명 샘이 되고
뭇 사람들의 얼굴에 미소의 파문을 일으키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