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는 아들과 며느리에게

홈 > 시 백과 > 시인의 시
시인의 시
 
* 특정 종교나 정치.사상, 이념에 치우친 작품과 다수 회원이 삭제를 요청하는 글은 양해없이 삭제되거나 개인게시판으로 옮겨집니다.
* 저자난에는 이름만 사용해야 하며, 별명이나 아호 등을 사용해 등록자 이름과 저자(시인)의 이름이 달라지면 검색이 되지 않습니다.
* 모두를 위하여 한 번에 많은 작품을 연속해서 올리는 것은 지양하시길 부탁드립니다.
* 목록의 등록자 이름에 마우스를 놓고 클릭하시면 해당 등록자가 올린 작품을 한번에 조회할 수 있습니다. 
* 검색시에는 리스트 하단 <다음검색>버튼으로 나머지 검색 결과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결혼하는 아들과 며느리에게

나무전나무 0 1286
저자 : 전범수     시집명 : <문학예술> 2015 가을
출판(발표)연도 : 2015     출판사 : <문학예술> 출판부
결혼하는 아들과 며느리에게

                              전 범 수


  수소 두 개와 산소 하나가 만나면
  물이 된다고 하지.
  눈에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는 무형의 기체가
  만나서 물이 되어
  뭇 사물들의 목을 축여서
  생명으로 피어나게 하는
  이토록 가슴 벅찬 신비.

  이제 너희는 물이 되려고 한다.
  그러나 둘이서 만나기만 한다고 하여
  물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냥으로는 아무 생명도 기를 수 없고
  누군가에게 기쁨도 줄 수 없는
  두 사람이 그저 있을 뿐이다.
  그냥으로는

  수소가 그러하듯
  누군가는
  두 배로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서로가 상대를 만나
  손익을 계산하는 영리한 머리 속에는
  물이 고이지 않는다.
  내가 더 손해 보며
  내가 더 이해할 때
  가슴 속에 물이 고여
  호수가 된다.

  거기
  수초와 물고기가 자라고 유영하듯
  기쁨과 사랑, 행복이 금빛으로 반짝이리니
  두 배로 양보하고
  두 배로 노력할 때
  그 물은 너희와 주위 사람의 생명 샘이 되고
  뭇 사람들의 얼굴에 미소의 파문을 일으키리라.
0 Comments
제목 저자(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