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산 억새
김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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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1 21:45
저자 : 김찬일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5
출판사 :
무장산 억새 / 김찬일
가을은 멀리서 온다.
노란은행잎 팔랑거리며 떨어지는
허공에서 오다가
노란 국화향기 카레처럼
햇밥에 비벼먹는 식곤증으로 오다가
시나브로 산그늘 끌고 가는
십리 산길 걸어
무장산 억새밭에서 가을을 만난다.
가을바람은 쉬지 않고 불고
억새는 누웠다가 일어나고
나부끼다가 다시 눕는다.
낮에는 둘이 되고 밤에는 하나가 되는
만파식적의 젓대처럼 허밍하는
억새의 휘모리를 부리에 물고
산새는 허공으로 사라진다.
그 옛날 오리온 목장이었던 이곳
소들은 어느 날 오리온성좌로 떠나고
지금은 억새의 나라
동화의 나라가 되었다.
다시 걷다가 휘파람을 불어 본다.
사랑의 아픔을 안다면
억새의 저 코로스가
흐느낌인 것을 알리라
바람이 강하게 불수록
자지러지는 억새의 처용무
얼마를 더 걸어야 어제 본
낮달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늘이 방목 하던 바람을
되새김질하면서
눕다가 일어나고
다시 나부끼던 은빛 억새를
가슴에 꽃꽂이 하리라
삶이 메마르고 팍팍할 때
한줌의 행복같은 억새를 쥐밀고
가을과 함께 처용무를 추리라.
가을은 멀리서 온다.
노란은행잎 팔랑거리며 떨어지는
허공에서 오다가
노란 국화향기 카레처럼
햇밥에 비벼먹는 식곤증으로 오다가
시나브로 산그늘 끌고 가는
십리 산길 걸어
무장산 억새밭에서 가을을 만난다.
가을바람은 쉬지 않고 불고
억새는 누웠다가 일어나고
나부끼다가 다시 눕는다.
낮에는 둘이 되고 밤에는 하나가 되는
만파식적의 젓대처럼 허밍하는
억새의 휘모리를 부리에 물고
산새는 허공으로 사라진다.
그 옛날 오리온 목장이었던 이곳
소들은 어느 날 오리온성좌로 떠나고
지금은 억새의 나라
동화의 나라가 되었다.
다시 걷다가 휘파람을 불어 본다.
사랑의 아픔을 안다면
억새의 저 코로스가
흐느낌인 것을 알리라
바람이 강하게 불수록
자지러지는 억새의 처용무
얼마를 더 걸어야 어제 본
낮달을 만날 수 있을까.
하늘이 방목 하던 바람을
되새김질하면서
눕다가 일어나고
다시 나부끼던 은빛 억새를
가슴에 꽃꽂이 하리라
삶이 메마르고 팍팍할 때
한줌의 행복같은 억새를 쥐밀고
가을과 함께 처용무를 추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