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쓴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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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쓴다는 것은

가을이야기 0 1123
저자 : 오경옥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5     출판사 :
시를 쓴다는 것은
오경옥


나와 내 안의 내가 만나기 위해
말갛게 세수를 하고 거울 앞에 서는 것이다
내 민낯의 이목구비와 기미나 주름 같은 삶의 이력과
내 안의 상처와 만나고
내 안의 기쁨과 슬픔, 소소한 추억과 이야기하는 것이다

시를 쓴다는 것은 내 밖의 너와 만나기 위해
화장을 하고 옷매무새를 매만지는 것이다
나를 둘러싼 가족과 친구와 이웃들의 내밀한 고민
세계의 아름다움과 시대의 물음들을 듣는 것이다

시를 쓴다는 것은 거울 앞에서도 보이지 않는 나와
그 관계들에서 오는 마디마디와
그 이음새에서 맡아지는 은은한 향기를 맡는 것이다

주어진 시간이 삶의 두께와 깊이를 만들어가고
가끔은 빛바래고 희미해진 기억들이 애틋한 우수가 되어
차고 빛나는 서리꽃을 피워낸다 해도
거울 앞에서 만난 나와 내안의 나
내 밖의 네가 있고 그런 우리가 있어
시를 쓴다는 것은 아름답고 행복한 일이며
그 그리움의 시원을 향해 묵묵히 걸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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