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김선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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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29 21:22
저자 : 수진 김선균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ㆍ
출판사 :
가을에
수진 김선균
가을 빛 작은 물길에 내리면
소슬바람 설운 가슴 안고
굽은 길을 간다.
빛바랜 외로움
한 줄기 바람에 또 피어오르면
기약 없는 갈색빛 기다림
물결에 아롱이며
벤치에 홀로 앉는다.
나는 오래 된 그루터기
지나는 사람들 발길을 붙잡고
푸르름으로 머물렀던
그리운 기억들을 훔쳐낸다.
세찬 비바람에
내 놀던 자리 흔적 없고
사각사각 가슴 부대끼던
꼿꼿한 억새꽃 수 십 갈래
흔들리는 그리움으로 운다.
식어가는 가을의 한모퉁이
따가운 햇살에 요동치는
억새밭 사잇길에
낯설은 그리움이 먼저 와
한참을 기다리고 있다.
질긴 외로움 아직
사그라지지 않았는데
가을은 비를 뿌리며
한 모금 눈물마저 빼앗는다.
지난 밤 앓던 고독만큼
더 높아진 쪽빛 하늘
산 넘고 물 건너 온 양떼구름
은빛 주름을 펼치고
두 손 모은 코스모스
꽃잎 마다 그리움 담아
하늘 향해 받쳐 들었다.
이 시린 그리운 밤
피곤을 털어내면
흔적 없는 쓸쓸한 자리
거친 비바람 그치리라.
쓰러져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서던 억새 같은 무지개
백 년 광야에 나부끼면
나의 외로움
나의 기다림
나의 그리움
나의 눈물 떨군
설운 빛 물길 따라
갈바람에 굽은 길 위
내 인생의 가을은
어떤 빛깔로 익어갈까.
수진 김선균
가을 빛 작은 물길에 내리면
소슬바람 설운 가슴 안고
굽은 길을 간다.
빛바랜 외로움
한 줄기 바람에 또 피어오르면
기약 없는 갈색빛 기다림
물결에 아롱이며
벤치에 홀로 앉는다.
나는 오래 된 그루터기
지나는 사람들 발길을 붙잡고
푸르름으로 머물렀던
그리운 기억들을 훔쳐낸다.
세찬 비바람에
내 놀던 자리 흔적 없고
사각사각 가슴 부대끼던
꼿꼿한 억새꽃 수 십 갈래
흔들리는 그리움으로 운다.
식어가는 가을의 한모퉁이
따가운 햇살에 요동치는
억새밭 사잇길에
낯설은 그리움이 먼저 와
한참을 기다리고 있다.
질긴 외로움 아직
사그라지지 않았는데
가을은 비를 뿌리며
한 모금 눈물마저 빼앗는다.
지난 밤 앓던 고독만큼
더 높아진 쪽빛 하늘
산 넘고 물 건너 온 양떼구름
은빛 주름을 펼치고
두 손 모은 코스모스
꽃잎 마다 그리움 담아
하늘 향해 받쳐 들었다.
이 시린 그리운 밤
피곤을 털어내면
흔적 없는 쓸쓸한 자리
거친 비바람 그치리라.
쓰러져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서던 억새 같은 무지개
백 년 광야에 나부끼면
나의 외로움
나의 기다림
나의 그리움
나의 눈물 떨군
설운 빛 물길 따라
갈바람에 굽은 길 위
내 인생의 가을은
어떤 빛깔로 익어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