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돌고래의 노래
백승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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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5 17:20
저자 : 백승학
시집명 : 사월의 꽃잎
출판(발표)연도 : 2017년 2월 17일
출판사 : 북랩
어느 돌고래의 노래
백 승 학
어떤 날은 더 먼 바다의
눈부신 물살이 그리워지기도 하였으나
부두가 내다보이는 바위틈에서
재깔거림과 닮아 있는 사람들의
웃음소리를 듣는 것이
나는 좋았어
나의 귀는 너무나 밝아서
모래톱을 걷다가 저물어가는 하늘을 하염없이
바라보던 노부부의 속웃음 까지
들을 수 있었어
해변을 순환하는 유람선 위에서 사람들이
한꺼번에 웃을 때도 누구의 웃음인지
놓치지 않을 수 있었어
때로 먼 해류의 속살 만큼 짙은 웃음
또는 깊은 울음을
누가 감추고 있는지도
알 수 있었어
그거 알아?
유람선이 포구에 정박하고 당신들은 하나 둘
숙소로 돌아가면
내가 당신들의 표정
당신들의 몸짓
당신들의 웃음을
따라해 본다는 것을
팔을 내밀어 어깨동무를 하거나
누군가와 특별하지도 않은 이야기를 나누며
당신들처럼 깔깔거리고 싶어 한다는 것을
햇살은 부서지는 데
유람선 구석에 혼자 앉아 내내 눈물만
그렁거리던 사람의 노래를 따라 부르며
울기도 한다는 것을
나도 이별한 적 있고
나도 아프고
나도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살아간다는 것을
백 승 학
어떤 날은 더 먼 바다의
눈부신 물살이 그리워지기도 하였으나
부두가 내다보이는 바위틈에서
재깔거림과 닮아 있는 사람들의
웃음소리를 듣는 것이
나는 좋았어
나의 귀는 너무나 밝아서
모래톱을 걷다가 저물어가는 하늘을 하염없이
바라보던 노부부의 속웃음 까지
들을 수 있었어
해변을 순환하는 유람선 위에서 사람들이
한꺼번에 웃을 때도 누구의 웃음인지
놓치지 않을 수 있었어
때로 먼 해류의 속살 만큼 짙은 웃음
또는 깊은 울음을
누가 감추고 있는지도
알 수 있었어
그거 알아?
유람선이 포구에 정박하고 당신들은 하나 둘
숙소로 돌아가면
내가 당신들의 표정
당신들의 몸짓
당신들의 웃음을
따라해 본다는 것을
팔을 내밀어 어깨동무를 하거나
누군가와 특별하지도 않은 이야기를 나누며
당신들처럼 깔깔거리고 싶어 한다는 것을
햇살은 부서지는 데
유람선 구석에 혼자 앉아 내내 눈물만
그렁거리던 사람의 노래를 따라 부르며
울기도 한다는 것을
나도 이별한 적 있고
나도 아프고
나도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살아간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