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홍꽃
김선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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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3 16:38
저자 : 수진 김선균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
출판사 : 문학광장
- 백일홍 꽃 -
수진 김 선 균
칠월 어느 저녁
변색한 검은 빛으로
백일홍 꽃 한 송이 질 때
아무 것도 기대하지 않았다.
훈풍에 눈을 뜨니
자줏빛 농염한 불꽃
어제 그 자리 옆에서 벌써
사랑의 열병을 앓고 있었다.
놀란 가슴 달래볼까 어루만지면
까무러칠 듯 간드러지는 교태
처음은 아닌 듯한 예민함으로
한껏 메마른 가슴에 불을 지핀다.
달뜨는 저녁 너는
분홍빛 주름치마를 살짝 들어 올리고
기다렸던 바람결에 드러난 하얀 속살
몇 날을 구워 반짝거리며 환생한
매끈한 백자의 살결
그것은 은밀한 유혹이었다.
사랑할 수밖에 없는 자미(紫微),
진홍빛 꽃 덩이를 뚝뚝 떨구는
애타게 그리운 밤이 들면
댓잎 위에 하얀 모시 얇게 깔고
찬이슬 내리는 밤이 들 때 까지
너를 끌어 안으련다.
수진 김 선 균
칠월 어느 저녁
변색한 검은 빛으로
백일홍 꽃 한 송이 질 때
아무 것도 기대하지 않았다.
훈풍에 눈을 뜨니
자줏빛 농염한 불꽃
어제 그 자리 옆에서 벌써
사랑의 열병을 앓고 있었다.
놀란 가슴 달래볼까 어루만지면
까무러칠 듯 간드러지는 교태
처음은 아닌 듯한 예민함으로
한껏 메마른 가슴에 불을 지핀다.
달뜨는 저녁 너는
분홍빛 주름치마를 살짝 들어 올리고
기다렸던 바람결에 드러난 하얀 속살
몇 날을 구워 반짝거리며 환생한
매끈한 백자의 살결
그것은 은밀한 유혹이었다.
사랑할 수밖에 없는 자미(紫微),
진홍빛 꽃 덩이를 뚝뚝 떨구는
애타게 그리운 밤이 들면
댓잎 위에 하얀 모시 얇게 깔고
찬이슬 내리는 밤이 들 때 까지
너를 끌어 안으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