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와 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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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와 파도

김선균 0 817
저자 : 수진 김선균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     출판사 : 문학광장
- 등대와 파도 -

                      수진 김선균

마파람에 젊은 배들은
만선을 바라며 출렁인다.
제 스스로 간지럼을 타면서
파란 바다 흰 구름 입에 물고 미친 듯
야릇한 희열의 눈을 번득이는 파도
노을 내린 흔적 없는 천 갈래 뱃길을
바라만 보아야하는 등대는 서럽다.

뜨겁게 달려드는 햇볕을 피해
등대는 작은 섬 그늘 안 혈 자리마다
쪽빛 그리움을 켜켜이 찔러 놓고
터질 것 같은 고통의 포말로 부글거린다.
급히 빠져나간 자리 짙푸른 멍이 들면
시린 외로움에 잠 못 드는 밤을 밝힌다.

보름이면 찾아 드는 사리 날
최대 심박동으로 목을 조르는 파도
깊숙한 절벽 높은 바위 까지 차올라
두 팔을 길게 뻗어 내지르는 폭포소리
섬을 산산이 깨버릴 듯한 격한 포옹은
달빛 머금은 하얀 수포들을 쏟아낸다.

조금이 들면 긴 밤 아득한 등대는
만선의 흰 옷자락이 지나칠까봐
눈 비비며 짙은 고뇌를 비추어봅니다.
짠물에 푹 젖어드는 숨 가쁜 외로움
하얀 소금 꽃으로 마냥 절여질 때면
썰물로 멀어진 배가 그리워 졸라보지만
허기진 파도가 듣지 못하는 침묵의 밤입니다.

목덜미에 쉼 없이 생채기를 그으며
동그란 포말을 걸어 놓는 젊은 파도
오래 된 등대는 긁힌 자욱 그대로 남겨둔 채
그저 깊이 숨었던 옛 생각을 비취며
가슴 쓰린 뿌연 눈물을 찍어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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