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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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것은

배귀선 0 992
저자 : 배귀선     시집명 : 괜찮아요
출판(발표)연도 : 2017년     출판사 : 엠아이지
산다는 것은

                      배 귀 선

며칠 전 넘어져
무릎만 뚫어진 바지
꿰매고 있는 내 발등위로
배시시 햇살이 웃는다

산다는 것은
뚫어진 바지를 기우 듯
구멍 난 양은냄비를 때우 듯
누더기가 되어도
쉽게 버리지 못하는
묵혀진 애증
늙은 어부의 그물망처럼
꿰매고 또 꿰맨
낡지만 탄탄한 세월

낯선 모습의 하루가
선물로 주어진 오늘
조심스레 시간의 보따리를 열어
발등에 떨어진 햇살 저물도록
가장 평범한 일상을 엮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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