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와 유기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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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와 유기견.

장수남 0 786
저자 : 장수남     시집명 :
출판(발표)연도 : 2017.6.27     출판사 :
할머니와 유기견.


불태운 꽃 그림자.

그늘진 얼굴
골 깊은. 할머니의 낙서는
세월의 앙금이었다.

구부러진 등
무거운 짐. 다 내려놓으면
노을은 꿈을 버릴까.

할머니의 유모차에
앉혀. 실려 가는 절름발이
유기견. 세상 바라보는
눈빛이 글썽거린다.

떠밀려 가는 바람소리
숨 가쁜 생과 사의 마지막
인연. 할머니의 이야기는
누가 들려줄까.

가는 곳이 어딘지
아무도 묻지 않는다.
햇살에 젖은 우리할머니의
뒷모습 하얗게 피우다 진
흐트러진 머리카락이
바라볼수록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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